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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형 | 최근 T1을 둘러싼 논란과 팀의 전망에 대한 생각.p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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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AktS036 작성일20-08-26 01:02 조회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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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r 글 가운데 굉장히 공감가는 글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출처는 https://pgr21.com/free2/69190 입니다.

원글 링크를 띄워놓았으니, 혹시나 펨코에 있는 글을 퍼갈까 염려 되어 퍼가기 금지를 걸어놓겠습니다.


MSC 이후 서머 시즌을 거쳐오면서 티원의 팀워크가 눈에 띄게 헐거워진 면이 있었습니다. 으레 그렇듯이 복합적인 이유들이 작용한 까닭이지만, 가장 큰 원인은 어느 시점에서 거의 잼구급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MSC 당시에도 가장 폼이 안좋았던 커즈의 부진과 페이커, 테디의 폼도 스프링만 못하다는 점이 컸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팀을 캐리한 탑솔 에이스 칸나와 팀내에서 가장 변화된 게임관으로 교전 설계의 주축이 된 에포트에게만 합격점을 주고 싶더군요. 이 두 선수가 아니었다면 정말 포스트시즌 진출이 위험했던 시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은 부분들이 꼬인 시즌이었습니다.

우승을 두고 경쟁하는 팀들에게 연이어 패하면서 서머 시즌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시점에 코칭스태프가 내린 결단은 '미드 교체'였습니다. 이는 티원팬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경기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담원을 제외한 모든 팀들에게 승리, 성공적인 판단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죠. 그런데 아마 저를 비롯한 꽤 많은 티원팬들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 한편으로는, 어떤 갈증처럼 남아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페이커는 준비가 되었는가?]

단순히 페이커 왜 출전 안하냐?가 아닙니다. 이건 그냥 지금 난리부르스를 추고 SNS로 감코진에게 테러넣는 외국의 페이커 열성팬보이들의 시각이고, 오랫동안 티원의 팬-여기서 새삼스럽게 개인팬/팀팬 나누는 문제로까지 비화하진 않겠습니다-이었던 사람들은 어쨌든 티원은 페이커가 중추가 되는 팀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페이커가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적었던 2015 상반기조차도 위기상황에 나와서 팀을 구원했던 선수가 바로 페이커였습니다(2015 스프링 PO, MSI 결승 4세트).

티원이 쌓은 독보적이고 전무후무한 기록들은 곧 페이커의 영광과 동의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영광들은 그냥 거저 얻은 것들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의심과 불신의 벽을 뚫고 역경을 이겨내면서 만들어낸 산물들이었죠. 왜 새삼스레 이런 소리를 하냐면, 티원에 있어서 어떤 의미로건 페이커는 다른 선수와 동일한 비중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불합리하다, 극성스럽다, 차별이다 무슨 소리를 들어도 그게 당연한겁니다. 어떤 스포츠건 팀의 상징과도 같은 전설적인 선수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는 만큼 남다른 잣대들이 적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더욱 첨예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측면도 있기도 하구요. 이런 상황에 대해 마음에 안들어하는 사람들도 필연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을테니까요.

페이커가 언제 제 궤도에 올라서 다시 팀의 중추를 맡을 것인가? 이게 티원팬들의 머릿속에는 항상 박혀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안그런 분들도 물론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은 그럴 겁니다. 지금까지 그래왔거든요. 외부에서 이제 페이커도 한물이 갔다느니 뭐니 무슨 소리를 해도, 페이커에 대한 믿음과 기대는 티원팬이라면 골수에 박혀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페이커 개인의 폼은 물론 팀 전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지 못한 상태로 그저 나오기만 바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숨죽이며 지켜보는 것이구요.

그런데 이번 서머 시즌 미드 교체의 타이밍은 절묘했다고 보는 한편으로는 상당히 미묘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2라운드 초반, 앞으로의 대진은 오르막형태로 신인인 클로저가 적응하기엔 더없이 좋은 조건. 페이커에게 현재 부족하다 평가받는 측면인 조이를 활용한 강한 라인전 압박을 통해 팀 전체적으로 초반부터 공세지향적인 게임이 늘었고 칸나와 에포트가 설계하는 그림에 팀 전체가 호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커즈였습니다. 미드 교체로 인해서 커즈의 폼은 패치의 변화와 맞물려 빠르게 상승했고, 이를 통해 팀의 초반이 전체적으로 활기를 띠게 되었죠.

결국 서머 시즌 부진의 책임은 페이커의 문제라는 여론이 강해졌고 이로 인해 팬덤 내부에서도 묘한 기류가 형성됐습니다. 여기에 일종의 도화선이 된게 바로 김정수 감독의 인벤 글로벌 인터뷰였는데, 그와중에 늬앙스에 대한 해석까지도 이리저리 와전이 되어서 공연한 논란만 가중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들이 '페이커팬'들에게는 그동안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흐름이었다는 겁니다. 과거 미드 투탑체제 시절도 있었지만, 그때도 사실 페이커와 이지훈은 번갈아서 출전했습니다. 15 상반기 당시 페이커는 안정성이 떨어진 양날의 검, 지나치게 무리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었고, 메타 주류챔프인 아지르의 숙련도에 대해서 비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딱 이점에서 이지훈은 페이커가 부족한 점을 훌륭하게 메꾼 선수였고 그래서 상반기 시점 기용의 타이밍을 봐도 이지훈이 주전이었다는게 정론일겁니다. 스프링 PO 및 결승, MSI 결승까지 모두 선발은 이지훈이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다른 것은, 15 스프링 당시 페이커는 어쨌든 이지훈보다 살짝 뒤쳐져 있었을지언정 계속해서 출전했다는 점입니다. 2라운드에서도 빅토르를 앞세워 팀을 캐리하기도 했고 PO에서는 2세트부터 교체출전해서 팀의 결승 진출에 기여했으며 MSI에서도 조별리그에서 이지훈과 나눠 출전했고 4강에서는 선발, 결승에서는 위기 순간에 나와 게임을 최종전으로 끌고갔죠.

그런데 서머 2라운드에서는 말그대로 주전에서 완전히 밀린 느낌으로 연속해서 기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지훈 케이스와는 좀 다른 면도 있는 것인데다, 김정균 감독과는 다른 김정수 감독의 특유의 화법 때문에 내심 [페이커를 아예 전력 외로 취급하려는 것이 아닌가?]라고 여기는 팬들이 조급증을 가지고 전전긍긍, 심지어는 앙앙불락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도 이해할법 합니다. 원래 스포츠팬들은 다 그렇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하루가 멀다하고 페이커의 은퇴식(...)이 커뮤니티나 선수의 개인방송에마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모습이나, 오죽하면 페이커팬이 아닌 사람들, 심지어 대척점에 있다는 사람들이 겜게에 오지랖마냥 페이커에 대한 글을 쓸 정도니, 이 모든 상황들이 팬인 제겐 정말 적응도 안되고 납득도 안되는, 그저 뭘로 봐도 특이한 케이스라는 점도 분명합니다. 저로서도 참 여러가지로 혼란스러운 시즌입니다.


그제 DRX전에서의 출전을 두고 말들이 많지만, 사실 앞서 언급한 그 상황들로 인해 쌓여있던 것이 폭발한 것에 가깝습니다. 다만 한발 떨어져서보면 딱히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닙니다.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부분이 분명 있다고는 해도(다른 스포츠의 예시만 봐도), 포스트시즌을 앞둔 팀의 경기력과 분위기를 다잡는 목적에서라면 페이커에 대한 레전드 대우가 이를 앞지를 수는 없습니다. 그건 정말 멍청한 소리나 다름없죠. 결국 프로는 성적으로 말하는 것이고, 그런 나이브한 사고방식으로는 절대 위로 올라가지 못합니다.

단지 제가 마음이 복잡하고 답답한 것은 이러한 김정수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의 판단에 대해서 이해를 못해서가 아니라 이런 상황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아지고 그게 오히려 팀의 사기와 멘탈을 흔들 수 있을 정도로 더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우려하는 마음이 커서입니다. 물론 그것만 있는건 아니고, 게임 내적인 면에서 뭔가 좀 회의적이거나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지만요.


김정수 감독의 인터뷰 스타일, 팀의 운영방식이나 선수 기용은 김정균 감독과는 사뭇 다릅니다. 김정균 감독은 지금 생각해보면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서 롤판 최고의 스타를 보유한, 최고의 팀이 된 티원까지 운영했습니다. 티원의 처음부터 정점까지를 모두 케어했던 사람이라는거죠. 때문에 어떤식으로 티원의 선수들과 팀 운영에 대해서 이끌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체득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점을 올해 새로 부임한 김정수 감독에게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김정수 감독에게 전권을 맡겼으면, 모든 스포츠에서 예외가 아닌 성적과 결과에 대한 문책과 비판은 할 수 있을지언정 그 과정에서 하나하나 흔드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

올해 티원의 코드는 '변화'입니다. 아직 이 부분에서 만족스럽지 않아서 저도 참 답답한 노릇이긴한데, 결국 김정수 감독이 추구하는 것도 도한 선수들이 발전해나가는 방향도 모든 의미에서 예전의 방식만을 고수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시대의 조류를 무조건 뒤쫓기만 해서는 그저 아류로 남을 뿐이지만, 우리식만 고집하는 것도 능사는 아닙니다. 팬들조차도 변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그냥 잘하던거나 하자는 식으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저는 어떤 식으로건 팀의 체질이 바뀌어야 하는 점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어렵고, 잘 안된다고 포기하면 안되죠. 뭐 정글 리신이나 단식원딜같이 아예 안되는건 포기하더라도, 전체적인 트렌드를 좌우하는 포인트마저 팀의 색깔에 녹여내지 못하고 배제해서는 절대 티원이 다시 정상을 딛는 일은 없을 겁니다.

때문에 지금처럼 레전드 대우에 대한 설왕설래가 불거지는 일들이 더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김정수 감독의 인터뷰가 섬세하지 못하다, 레전드에 대한 대우가 미흡하다... 그런말 나올 수도 있습니다. 여타 스포츠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는지를 본다면 사뭇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페이커의 팬이자 티원의 팬인 저로서는 더는 이런 문제로 팀에 지장이 갈만한 여론들이 들끓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히 비판을 하려면 성적과 결과로 증명하지 못했을 때로 미뤄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전까지는 페이커만 욕받이가 되는 이 상황이 다소 억울하다고 생각하더라도, 결국 팀이 강해야 페이커도 돌아왔을 때 더 좋은 것이라고 다들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페이커가 꼭 다시 더욱 발전되고 나은 모습으로 팀에 융화되어 나와야 올해 대권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티원팬으로서 [와 이팀은 진짜 이기기 어렵다]고 생각한 팀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 경우일 때는 티원의 전력 자체가 좀 말도 안되게 어려운 상황일 때(2014, 2018년 같은) 정도? 그만큼 티원이라는 팀의 저력과 그 중추에 자리한 페이커라는 선수의 특별함을 믿고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티원팬들이나 혹은 페이커의 개인팬들이 지금같은 상황에서도 페이커가 살아나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혹은 외부에서마저 페이커를 이야기하는 점은 앞서 이야기한 '티원은 페이커'라는 공식을 이미 수차례 경험하고 겪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승부의 세계에 영원한 승자가 없듯이, 페이커가 언제까지나 그런 기대를 당연히 충족하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런 걸 팬들도 알기 때문에 근 한달간 페이커에게 실전감각을 살릴 기회를 주지도 않고 플옵에서 위기 상황에 페이커 내보내려는거냐는 코칭스태프를 향한 비판도 존재하는 것이구요.

그런데 저도 참 그런 부분에 심정적으로 동의는 하지만, 결국 오래 생각해다보면 남는 것은 정론뿐입니다. 결국 페이커 본인이 이겨내고, 다시 한번 감독이 요구하는바, 아니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또 다시 더 진일보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 정답입니다. 그런 정론 앞에 도달하고 보면, 선수 기용문제를 놓고 레전드 대우가 어쩌니 하는 것은 제게는 수시로 뒷방 늙은이 취급하며 관짝을 들이미는 사람들에게 다른 형태로 동조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더 나은 성적을 내기 위한 팀의 조치보다 팀의 레전드의 위상을 챙겨주기 위한 판단이 선행된다... 막상 그런식으로 옆길 볼 여유가 있나 싶기도 하고, 그런거나 보고 있는 팀이 더 위로 올라갈 수 있을까요?

김정수 감독은 수많은 시간을 티원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좋게 말하면 세련되게, 노골적으로 말하면 노잼화된 김정균 감독과는 다르게, 비록 투박할지언정 페이커를 박대한다거나 그런 알량한 사고방식으로 팀을 운영하는 감독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말이 안되는거죠. 오히려 팀의 경기력만 바라보고 가는 외곬수적인 면모가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는 있을 지언정, 자신의 플랜에 임의적으로 팀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를 넣고 빼고 할 이유가 없습니다. 단지 그러한 선택에는 팀의 전력과 경기력에 대한 냉정한 진단이 있을 뿐입니다. 그저 사람들의 생각이 번다해서 본질을 빗겨갈 뿐이죠.

그 본질로 돌아오면 결국 페이커가 더 나아진 모습으로 팀을 이끌 수 있게 되길 바라는 것, 그게 페이커의 팬으로서도 가장 현명한 길일 것입니다. 저는 왜 국내 페이커팬들이 이번일로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지 알 수 있습니다. 페이커도 사람인데, 지난 3년간 페이커가 혼자 감당해야 했던 온갖 비난의 물결들에 몸서리를 치기 때문입니다. 그게 롤판 No.1 스타의 숙명이라는 핑계로, 팬덤 핑계로 온갖 정치질에 가까운 헛소리들을 감당해야 했던 것들을 본다면, 계속해서 그런 부분들이 악화되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속상하고 힘든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 토로한들, 슬프지만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입니다. 팬이라는 이유로 뭘해도 욕먹는게 답답하고 억울해도, 그러려니 할 수밖에 없습니다. 달리 돌파구가 없어요.



한편으로 티원의 앞으로를 전망할 때, 저는 이런 잡스러운-제 시선에서는-논쟁 따위보다 팀 자체의 방향성이나 경기력에 대한 불안감이 있습니다. 이걸 단박에 다 해결해줄 수 있는건 결국 [페이커님이 다 해주실거야] 밖에 없어보인다는 것도 참 어려운 점이구요.

최근 경기들을 보면 이런 문제들이 보입니다.

1. 다시 하향추세의 테디
2. 커즈와 클로저의 챔프폭 리스크로 인한 칸나 집중저격
3. 인게임 패턴의 회귀


좀 노골적으로 말해서, 지금의 티원은 상한선이 아주 선명한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직한 강팀이죠. 이점은 젠지나 DRX도 어느 정도 비슷합니다. 현시점에서 유일한 예외는 담원이구요. 그런데 제가 지금 스쿼드에서 불안함을 느끼는 부분은, 젠지나 DRX와 비교해도 티원은 다전제에서의 리스크가 강합니다.

다전제의 핵심은 2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챔프폭과 상하체 밸런스. 그런데 티원은 챔프폭에서 젠지나 DRX보다 꽤 리스크가 큽니다. 그리고 이점의 핵은 바로 정글과 미드입니다. 클로저는 분명 남다른 재능을 가진 미드입니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설익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그래서 젠지전에 반드시 위기가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올해 티원의 분수령은 젠지전이 될거라 봅니다. 그때 페이커가, 그리고 페이커가 돌아온 티원이 어떤 모습을 보일까가 사실상 올해의 성패를 좌우할거라고 보구요.

코칭스태프는 서머 시점에서 커즈를 계속해서 기용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저는 이게 일장일단이 있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커즈의 폼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반면 커즈 특유의 색깔을 변화시키진 못한 애매한 상태로 포스트시즌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커즈를 '메인오더'로 중심축을 잡았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상당한 리스크가 있는 선택이라고 보는 편입니다. 저는 그래도 테디의 폼까지 덩달아 올라왔다는 점에서는 이게 좋은 판단이었다고 봤는데 최근 테디가 다시 애매해진 시점에서는 아직 득실을 따지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커즈에게 이렇게 많은 롤을 맡겨도 되는 것인가? 이점이 아프리카전을 넘는다면, 젠지전에서 어떤식으로 발현될지가 자못 궁금하긴 합니다. 좀 불안한 쪽이구요.

저 개인적으로 커즈에게 이런 불안감을 표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커즈의 게임 스타일 자체가 기존의 티원 정글러들과 비교할 때 가장 튀는 타입이기 때문입니다. 티원은 주로 정글러가 라이너를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한다는 평가가 어울릴 정도로 라인 케어 내지는 라인 개입을 적극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피넛이나 클리드도 라이너의 리소스를 어느 정도 소모하긴 했어도 초반 구도에서는 라인 개입에 꽤 투자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커즈는 아닙니다. 특히 커즈는 정교한 갱킹 설계에 그다지 큰 장점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저는 올해 페이커, 클로저와 함께 미드 갱킹 설계에서 탄성이 나오는 장면이 있었던가를 되짚어보면 거의 떠오르지가 않을 정도니까요. 티원은 이 미드 정글의 콤비플레이가 거의 상징과도 같은 팀인데도 말입니다. 대신 어떤 상황에서도 본인의 성장동선을 최적화하는데는 확실히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스프링 당시 티원이 눕는 경기를 하면서도 팀의 후반파워를 살릴 수 있던 점은 이런 커즈의 특성이 잘 발휘된 까닭도 있습니다.

특히 라이너가 주도권을 잡았을 때, 커즈는 어떤식으로든 본인의 성장에 더 강한 힘을 싣습니다. 이건 비단 커즈만의 선택은 아니고 팀적으로 동의가 된 것이겠지만 이러한 팀 운영은 사실 티원팬인 제 입장에서는 굉장히 이질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작년 클리드를 활용하는 방식에서도 어느 정도 그런것이 있었지만, 이런게 더 심해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저는 이게 딱히 긍정적인 시그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클로저가 선발출전할 때, 저는 항상 미드-정글 혹은 탑-정글의 콤비 플레이를 주목했습니다. 만약 정말 페이커가 팀의 느린 초반에 모든 문제를 가지고 있는 선수였다면 바로 티가 날 거였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칸나와 클로저 개개인의 라인전 기량에 힘입어 커즈의 운신의 폭이 넓어진 점은 있으나 라이너와 정글의 연계와 적극적인 다이브 설계 등 강한 라인압박은 그렇게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냥 탑, 미드, 바텀에서 라이너가 솔킬을 내는 장면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사이 커즈는 상대 정글을 털어먹고 본인의 라이너급 과성장을 통해 팀파워를 더 키우는 쪽으로 갔구요. 전체적으로 폼이 상향되고 빠른 스노우볼링이 가능해졌지만, 팀의 게임 패턴이 변화한게 아닌 것이죠.

사실 지금 벤치로 가있는 페이커만큼이나 변화가 필요한 두 선수는 커즈와 테디라고 생각합니다. 커즈 잘하고 있는데 뭔소리냐? 이런 이야기가 나올만도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커즈의 지금 게임 스타일은 티원에 어울리는 색깔도 아닐뿐더러 오더의 중추로서는 기복이 너무 커보이는 점이 있습니다. 사실 이 점은 페이커가 애초에 좀 더 달라지고 공격적인 관점으로 변모했다면, 커즈가 라이너의 사이드카 형태로 '도구형' 정글러로 가더라도 부담이 사라지니 커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라이너-정글의 관계 설정 차원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리고 결국 페이커가 코칭스태프의 요구를 충족해서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오는게 거의 유일한 키라는 생각도 들구요.

그리고 테디는 여러모로 뱅과는 다른 선수입니다. 플레이의 스펙트럼이 생각보다 더 좁은 선수고,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롤을 기대하기보다는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과거 원딜로 비교하자면 뱅을 기대하기보다는 메타에 맞춰 정통파로 활약했던 피글렛쪽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에포트가 푸만두처럼 더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실제로 에포트는 그렇게 발전하고 있다고 봅니다. 외부의 인식과 가장 실제 기량이나 티원에서의 지분이 다른 선수가 바로 에포트라고 저는 보거든요.

제가 생각할 때 티원 입장에서 포스트시즌의 흐름이 최선으로 풀리는 그림은 아프리카전을 클로저가 깔끔하게 2 대 0으로 스윕하고, 젠지전에서 0 : 1이나 1 : 1 상황에서 페이커가 교체투입되는 그림입니다. 2세트를 미리 내준 상태에서 페이커가 투입된다면 아마 젠지에게 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전망일 뿐입니다. 클로저가 정말 포스트시즌에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활약을 선보이면서 젠지전을 이긴다면, 티원팬 입장에서는 기분좋은 오산이 되겠죠. 포스트시즌을 클로저가 훌륭히 이끌어 역사적인 성과를 낸다면 그 역시도. 어쨌든 롤드컵을 가면 페이커의 시즌도 계속되는 거니까요. 또다시 관짝 퍼포먼스가 난무하고 많은 사람들이 씁쓸함을 되씹을지언정, 실리를 놓치진 않는 셈입니다. 모든 승부의 세계에서 감정 이전에 승리가 장땡임은 만고의 진리니까 말입니다.



출처 : https://pgr21.com/free2/69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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